놀이치료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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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24 17:28 조회1,122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부천센터 김영희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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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
대상 | 아동, 부모 |
기타 |
놀이치료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표현
헬로스마일 부천센터 김영희 선생님 칼럼
안녕하세요. 헬로스마일 부천센터 놀이치료사 김영희입니다. 지천명(地天命)의 나이에 이르렀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의문점들에 대해 계속 길 찾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는, 나는 무엇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라는 물음입니다. 그런데 이는 제가 만나는 아동들의 물음이기도 합니다. 놀이 중에 “모험을 떠나볼까?” 라고 했던 아동의 말 한 마디가 제 마음에 남네요.
놀이치료를 진행하다 보면 아동들의 의미있는 표현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 “선생님 봐봐요.” 라는 아동의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는 객관적으로 봐달라는 것과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눈으로 봐달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놀이치료 회기가 거듭될수록 아동은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때 엄마는 놀이치료자에게 질투를 느끼시기도 합니다. 엄마와는 사이가 나쁜데 치료자와 친해지는 아동의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좋다가도 질투가 날 수 있습니다. 이는 아동이 실제 엄마와 친해지기 위해 먼저 치료자와 친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나중에는 엄마에게 다 돌아가니 어머님의 기다려주시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놀이치료실에 오는 것을 좋아하고 기다리던 아동이 어느 날 갑자기 엄마에게 놀이치료실에 가기 싫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치료자와 친분을 쌓고 교감을 증진시킨 경험을 징검다리 삼아 엄마와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이 증진되었다는 아동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데요. 아이가 엄마와 친해지면서 엄마와 떨어지기 싫은 마음을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엄마와 떨어져 치료실에서 놀이하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아동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아동들은 놀이치료 상황이나 집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이불 속, 텐트 안, 장롱 안, 책상 밑, 커튼 뒤, 후미진 곳에 숨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집에서 이런 모습을 보신 부모님들 중 아동에게 먼지 난다고 나무라거나 더러운 거 묻는다고 싫은 소리를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신데요. 아동들이 들어가는 책상 밑, 커튼 뒤와 같은 곳은 엄마의 자궁 속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 아동에게 심리적인 안전감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장소이니 허용해주시면 아동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종종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에게 해준 게 없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엄마는 열심히 해준다고 했는데 아이에게 자신은 받은 게 없다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힘이 쑥 빠지게 되는데요. 내 앞에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 사람에게 절실한 건 추위를 녹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람에게 시원함을 줬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은 게 아닐 겁니다. 이처럼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정말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주었는지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주고받음에는 상호호환이 필요합니다. 이는 부모-자녀 사이에서도 필요한데요. 부모-자녀 관계에서 상호호환이 잘 되기 위해서는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자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부모의 생각이나 판단을 내려놓고 자녀의 입장이 되어서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겠죠.
금쪽같은 내 자녀에게 좋은 것은 다 주고 싶고 반듯하고 멋진 사람으로 키우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일 겁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이 지나쳐 자칫 자녀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간과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부모-자녀 관계에서 마찰이 생기게 되고 그 마찰의 틈새가 점점 깊어짐에 따라 부모-자녀 관계에 금이 가고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생기게 됩니다. 혹여 내가 말 많고 자존심이 강한 부모였다면 이제부터 말은 줄이고 자녀에게 귀 기울이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가는 걸음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