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분노조절장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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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7-01 16:04 조회1,563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종로센터 허경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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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분노조절장애 |
대상 | 성인 |
기타 |
나도 「분노조절장애」인가요?
헬로스마일 종로센터 허경 선생님 칼럼
상담실을 찾는 내담자 중에 종종 스스로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진단을 내리고 오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주로 ‘사소한 일에 화가 나고,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흥분해서 큰 소리를 냈다’고 말하며 ‘이런 나 자신이 싫다’고 한다.
분노조절장애가 병명은 아니지만,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다.
그들 대부분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다가 어떤 순간 한꺼번에 쏟아놓고는 상대가 놀라는 것을 보고
미안함과 함께 본인도 놀라게 되고 ‘내가 이상하구나, 무언가 잘못 되었구나’라고 생각한다.
대개 그들은 부정적인 감정 – 슬픔, 우울, 불안, 분노, 두려움, 억울함 등 – 을 표현해도 괜찮은 안전한 곳을 갖지 못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 어른들로부터 ‘울지 마, 울면 안 돼’, ‘화 내지마’, ‘네가 참아’ 심지어 ‘너무 크게 웃지 마’ 등의
말을 들으며 자란 경우가 많다.
감정을 표현하고 위로받기보다는 외면당하고 상처를 받다보니, 감정표현을 회피하고 억제하게 된다.
어느 순간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감정을 잘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을까?
감정이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존재라면, 없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감정은 왜 있는 것일까?
신체가 감각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듯 감정은 마음의 정보를 제공한다.
추우면 난방을 하고 옷을 입어 체온 유지를 하듯, 피곤하면 잠을 자고 쉬듯이
슬픔이 느껴질 때는 눈물을 흘리고 친구나 가족의 위로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화가 나면 왜 화가 나는지 알아내고 원인을 제거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아주 사소한 일, 다른 사람이라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에 내가 화를 내고 있으니
문제가 간단치가 않은 듯하다. 그것은 단순히 지금 화가 나는 원인이 현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못한 감정들이 내 마음 어딘가에 차곡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미해결 과제' 라고 부른다. 이런 미해결 된 감정들은 늘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우리가 외면할수록 더 강력하게 알림을 제공하기 때문에 점점 사소한 일들에도 화(감정)가 나게 된다.
그러면 이런 감정 해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감정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귀를 기울여야한다.
그 감정을 알아주고 이해하고 수용해 줄 때 비로소 그 감정을 떠나보낼 수 있다.
돌부리에 넘어진 아이의 무릎이 까졌을 때, 약을 바르며 ‘호호’ 불어주는 엄마의 입김이 필요한 것처럼
미해결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감정(화)이 느껴질 때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만한 일로 화를 내다니 옹졸하다’느니, ‘좀스럽다’느니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화났겠다’, ‘나라도 그랬겠다’라고 이해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나도 모르게 화가 쑤욱 내려갈지 모를 일이다.
신체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듯 마음의 상처에도 약을 발라주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런 가족이, 친구가, 이웃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민감하게 느끼고 스스로 인정하고 위로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인정하는 것이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