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덕담인데" VS "잔소리 그만"…'소통 체증'에 멀어지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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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9-20 01:40 조회3,7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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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 황미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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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소통 |
대상 | 성인,가족 |
기타 |
# 직장인 김모씨(30)는 이번 추석 귀성길을 포기했다. 김씨는 지난해 하반기 취업에 성공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지난 설날 친척들을 만났으나 또 다른 잔소리(?)에 직면했기 때문. "취직했으니 결혼은 언제 하나"며 또래 친척들과 비교 당하기 일쑤였다. 김씨는 부모님께 직장일로 바쁘다고 핑계를 대고 또래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다.
# 자영업자 신모씨(53)는 지난해 이직 준비 중인 조카에게 덕담을 건넸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재취업이 걱정돼 열심히 하라고 건넨 덕담(?)에 조카가 그대로 집을 나간 것. 신씨는 "이모가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마디 했는데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며 "이제 어린 조카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고 한숨 지었다.
젊은 사람들이 추석날 고향 가기를 꺼려하면서 반쪽 명절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족 간 '소통 체증'이 '교통 체증'보다 귀성길에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0·30대 누리꾼 238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1.2%가 '추석에 꼭 귀성하지 않아도 된다', '귀성은 낭비다'라고 답했다. 추석 귀성을 피하는 이유로는 '친척들과의 관계 불편'(32.8%)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렇듯 젊은 세대들이 귀성을 피하는 배경에는 가족 친척 간 소통 체증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깊은 유대를 맺지 못한 친척들 사이의 충고는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갈등을 유발시킨다는 설명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어릴 적부터 대가족 속에서 자라며 자연스레 가족끼리 가르침을 주고 받았다"며 "요즘처럼 몇 년만에 만난 사람이 덕담이라며 이런저런 충고를 하면 잔소리로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미구 전문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 원장은 "기성세대들은 '가족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고 여기고, 우리 집안에 남들과 다른 사람이 나오면 안된다고 판단해 조언을 하게 된다"며 "결혼이나 출산 등을 선택으로 바라보는 젊은 세대에게 불필요한 잔소리로만 여겨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통 체증으로 인한 반쪽 명절로 인해 가족 해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년에 한두번 만나게 되는 명절까지 유명무실해지면서 가족간 심리적 거리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설 교수는 "과거에는 '명절 때 고향엔 꼭 가야한다'는 사회적 규범이 있어 아무리 멀어져도 일년에 한두번은 만났다"며 "치열한 경쟁 사회에는 직장생활, 취업준비 등 고향을 가지 않는 합리적인 동기가 과거 사회적 규범을 앞서면서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명절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가족주의가 옅어지는 사회에서 친척 간 갈등이 심화되면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 친척을 만나는 풍습이 사라질지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 원장 역시 "과거에는 꼭 효도 차원이 아니라 어른들에게서 삶의 진리를 습득하기 위해 가까운 친척을 찾게 됐다"며 "아이들은 취직 등 삶에 대한 가치를 굳이 집안 어른들에게 구할 필요가 없게 되면서 고향을 찾지 않고 친척과 멀어지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족끼리 서로 충고를 앞세우기 보다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 원장은 "가족끼리라도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전파하고 수용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가족으로서 응집력을 가지려면 서로 뭘 원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서로 중첩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서로 소통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믿어주고 지지해주면서 심리적 안정감 주는 것이 가족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라며 "비난과 비판을 앞세워 가족구성원을 열등생으로 만든다면 각박한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더욱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자영업자 신모씨(53)는 지난해 이직 준비 중인 조카에게 덕담을 건넸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재취업이 걱정돼 열심히 하라고 건넨 덕담(?)에 조카가 그대로 집을 나간 것. 신씨는 "이모가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마디 했는데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며 "이제 어린 조카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고 한숨 지었다.
젊은 사람들이 추석날 고향 가기를 꺼려하면서 반쪽 명절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족 간 '소통 체증'이 '교통 체증'보다 귀성길에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0·30대 누리꾼 238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1.2%가 '추석에 꼭 귀성하지 않아도 된다', '귀성은 낭비다'라고 답했다. 추석 귀성을 피하는 이유로는 '친척들과의 관계 불편'(32.8%)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렇듯 젊은 세대들이 귀성을 피하는 배경에는 가족 친척 간 소통 체증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깊은 유대를 맺지 못한 친척들 사이의 충고는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갈등을 유발시킨다는 설명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어릴 적부터 대가족 속에서 자라며 자연스레 가족끼리 가르침을 주고 받았다"며 "요즘처럼 몇 년만에 만난 사람이 덕담이라며 이런저런 충고를 하면 잔소리로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미구 전문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 원장은 "기성세대들은 '가족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고 여기고, 우리 집안에 남들과 다른 사람이 나오면 안된다고 판단해 조언을 하게 된다"며 "결혼이나 출산 등을 선택으로 바라보는 젊은 세대에게 불필요한 잔소리로만 여겨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통 체증으로 인한 반쪽 명절로 인해 가족 해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년에 한두번 만나게 되는 명절까지 유명무실해지면서 가족간 심리적 거리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설 교수는 "과거에는 '명절 때 고향엔 꼭 가야한다'는 사회적 규범이 있어 아무리 멀어져도 일년에 한두번은 만났다"며 "치열한 경쟁 사회에는 직장생활, 취업준비 등 고향을 가지 않는 합리적인 동기가 과거 사회적 규범을 앞서면서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명절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가족주의가 옅어지는 사회에서 친척 간 갈등이 심화되면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 친척을 만나는 풍습이 사라질지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 원장 역시 "과거에는 꼭 효도 차원이 아니라 어른들에게서 삶의 진리를 습득하기 위해 가까운 친척을 찾게 됐다"며 "아이들은 취직 등 삶에 대한 가치를 굳이 집안 어른들에게 구할 필요가 없게 되면서 고향을 찾지 않고 친척과 멀어지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족끼리 서로 충고를 앞세우기 보다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 원장은 "가족끼리라도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전파하고 수용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가족으로서 응집력을 가지려면 서로 뭘 원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서로 중첩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서로 소통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믿어주고 지지해주면서 심리적 안정감 주는 것이 가족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라며 "비난과 비판을 앞세워 가족구성원을 열등생으로 만든다면 각박한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더욱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