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듣기 싫은 소리 “내가 알아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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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7-29 18:24 조회1,633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종로센터 박란희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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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
대상 | 부모, 청소년 |
기타 |
정말 듣기 싫은 소리 “내가 알아서 할게”
헬로스마일 종로센터 박란희 선생님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어요.”
“무슨 문제가 생겼나 봐요.
이 문제가 해결되면 아이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아동기 이전의 아이들은 엄마와 참 친합니다. 엄마가 입혀주는 옷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주는 간식을 사랑으로 먹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엄마의 말을 곧 잘 듣습니다. 이런 모습은 더 어린 시절로 갈수록 분명하게 나타나는데요. 엄마의 표정 하나에 까르륵까르륵 엄마의 손길 하나에 따스함을 느끼며 행복해 합니다. 그렇기에 엄마는 말 잘 듣던 아이가 “내가 알아서 할게”와 같은 반응을 보일 때 더욱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때론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종종 “내가 할 거야.” “싫어.” 부르짖었건만, 사춘기 길목에 들어선 자녀를 둔 부모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곤 하십니다. 그리고 엄마는 그 때를 회상하고 더욱 그리워합니다. “00아 이거 할까?” 할 때면 “네”를 외쳤던 너무나 사랑스런 자그마한 자신의 아이를 ...........
요즘 부모들은 사춘기를 미리미리 준비합니다. 책이나 미디어, 교육을 찾아다니며 많은 준비들을 하십니다. 하지만 내 집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내 아이의 반응, “내가 알아서 할게” 는 엄마를 정지시키고 맙니다. 말문이 막히고 머리가 하얗게 될 뿐이죠. 분노와 배신감으로 때론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엄마인 나는 아이 앞에서 울 수는 없다.’ 마음속으로 힘을 내봅니다. 그리곤 버릇없다며 윽박을 질러보기도 하지만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맥이 빠지는 자신을 경험하게 될 뿐입니다. 이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버겁다고 느끼거나 사춘기의 파도에 휩쓸려가기 전에 초장에 잡겠다는 심정으로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알몸으로 세상을 마주한 아기에게는 아무런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기들은 부모를 보고 삶의 기준을 정합니다. 그런 아기에게 부모는 매우 대단하고 찬탄을 금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종종 우리는 꼬마들이 “우리 엄마가 그랬다.” “우리 아빠가 그랬거든.”하며 일말의 의심도 없이 친구들에게 주장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꼬마에게 부모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나 꼬마는 점점 커갈수록 부모에게서 모순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친 부모가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바로 그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녀는 당연히 혼란에 빠질 것이고 살 궁리를 하게 됩니다. 자녀는 부모가 넣어준 가치 기준과 세상(유치원, 학교, 학원, 또래 관계)을 통해 축적된 경험들을 비교하며 고유한 자기의 것을 만들 필요를 느끼고 소망하게 됩니다.
또한 점점 키가 커가고 생각이 자라면서 자신의 힘을 경험하길 원하는데요. 이것은 꼬마가 성인이 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정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자아정체감 형성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자녀들은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성공경험을 원합니다. 성공 경험의 기쁨은 한껏 스스로를 찬탄하게 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실패를 이겨낼 힘을 키우는 것도 필요한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자존감은 향상되고 내가 누구인지를 스스로 정의하게 되는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게 됩니다.
이 과정의 첫 걸음이 바로 “내가 알아서 할게” 입니다. 자녀는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것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자신의 힘을 경험하고 자기 확신을 갖길 원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부모는 이 시기를 반가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 내 아이가 힘이 생겼구나!’ ‘판단력이 생겼구나!’ 반가워하고 힘을 길러야 합니다.
자녀들은 자신이 어떻게 흔들어도 굳건히 버텨주는 부모를 필요로 합니다. 너무 나약하거나 너무 강한 부모에게서는 자신의 힘을 다루는 연습을 충분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마음의 힘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단히 버텨줄 부모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인 나를 먼저 살펴보고 충분히 채워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