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사이 건강한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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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4-14 13:34 조회1,019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부산센터 김진희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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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
대상 | 부모, 아동 |
기타 |
부모와 아이 사이 건강한 거리두기
헬로스마일 부산센터 김진희 선생님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건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가정 외의 첫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유아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은 첫 좌절을 겪는다. 각자 자신의 집안에서 왕자 ? 공주들이 모이는 만큼 인정 욕구, 애정 욕구 등의 다양한 욕구가 상충되며 갈등을 겪고 좌절을 겪는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바라보고 다듬고 조절하며 사회화된다. 하지만 이때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도 좌절을 겪고 상처를 받는다. 상담실을 방문하는 부모님들이 유아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이 겪는 갈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살펴보면 부모님의 슬픔, 분노의 정서가 함께 지각된다. 그래서 상황을 좀 더 확대 해석하거나 좀 더 과장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관찰되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중요하게 고찰해 보아야한다.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는가?’,
‘왜 이렇게 좌절감이 느껴질까?’,
‘이 감정은 내 감정일까? 아이의 감정일까?’
부모가 표현하는 화, 분노, 공격성을 뿌리 깊게 타 내려가 보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수치심 혹은 슬픔이다. 부모님들의 내면 안에 작용하는 감정기제, 상황을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이 혼재 돼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오 해석한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행동 역시 부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아이 편을 들고 속상해하거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아이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부적절 행동이다. 이렇게 상황을 오 해석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이와 내가 다른 개체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이를 ‘나’라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한 사례를 살펴보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같은 반의 친한 친구에게 맞았다며 상담실을 내원한 엄마가 있었다. 가해자 아이와 피해자 아이는 엄마끼리도 잘 지내는 친한 친구 사이였다. 하원 후에도 놀이터에서, 또는 서로의 집을 왕래하며 자주 놀았다. 노는 모습을 자주 관찰하게 되며 엄마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 주도적인 상대 아이에 비하여 순하고 얌전한 자기 아이는 늘 그 아이에게 양보하고 그 아이가 시키는 데 로 놀이를 하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자신의 아이에게 짜증을 느끼거나 다그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엄마들끼리의 사이에서도 어느 샌가 자신이 많이 맞춰주고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며 작은 일에도 서운함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반에서 아이끼리 작은 충돌이 생겨 맞고 오자 그 서운함과 화가 폭발해서 내원했다.
서로 장난이라고 해도 어찌됐든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 이럴 때는 확실하게 중재를 하는 게 맞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아이의 상황을 바라보는 감정과 생각이다. 자기 의견을 내지 않고 친구에게 양보하는 놀이를 많이 하는 아이를 바라볼 때, 엄마는 자신의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까? 넌 왜 양보만 하냐며 다그치는 게 맞는 행동일까?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짚어주고 위로해주거나 지지를 해줘야 한다. 상담 속 아이는 친구와의 놀이 상황에서 갈등이 벌어지지 않게 자신의 요구를 숙이는 게 맞다고 느꼈을지 모른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서 순간순간 올라오는 자신의 불쾌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랐을 것이다. 이때 아이가 건강하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으려면 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에 편을 들어줘야 한다.
“아까 너는 다른 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친구가 하자는 놀이로 바꾸는 모습을 봤어. 서운하거나 속상하지 않았어?”
이 말을 들었을 때 아이가 혹여 바로 부모가 기대하는 대답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이름이 붙어지고 힘이 생기며 확신이 생긴다. 그러면 표현을 하기 수월해진다. 그래서 양육자의 정서 반응이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양육자가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어 있어 상황을 잘 바라보지 못하면 이런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부모 특히 엄마는 아이와 사실 분리되기가 쉽지 않다. 9개월 동안 배속에서 태아를 키워내면서 어머니는 신체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몸의 일부였다. 태어나서부터 6개월까지는 대상관계이론 관점에서 보면 엄마와 아이는 ‘공생’관계를 갖는다. 말 그대로 어머니와 아이가 한 몸인 것이다. 이 때 어머니는 아이의 손과 발이기에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의 욕구를 전적으로 맞춰주길 요구된다. 신체적 합일에 이어 심리적 합일단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아이가 6개월이 되어야 ‘분리’를 경험한다. 아이는 점차 부모와 자기가 다른 개체임을 인식하고 세상을 탐색한다. 이때부터 아이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욕구를 더 활발히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를 안전기지 삼아 돌아와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돌이 지나고 두 돌이 지나며 아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아이는 자유와 성취에 대한 욕구의 정점을 찍는다. 문제는 이때 어머니가 종종 정서적으로 어려운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유아가 분리하려는 조금의 욕구만 보여도 어머니 스스로 분리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하여 아이를 통제하려고 한다.
아이의 욕구의 성장에 따라 어머니의 양육 자세 역시 함께 변해야 한다. 유아기에는 전적으로였다면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한 발짝씩 뒤로 가서 아이를 바라보고 지지해줘야 한다. 더불어 아이는 내 소유가 아니며 나의 일부도 아님을 함께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적절한 경계와 융통성을 통하여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와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칼릴 지브란이란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는 사랑하는 관계에 대해 특히 결혼에 대해 명언을 남겼다. 관계의 거리에 대해 적은 이 글은 비단 결혼, 부부간의 사이뿐만이 아니라 가족이 지향하는 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적당한 간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무들이 서로 좋다고 바짝 붙어있으면
서로가 서로의 햇빛을 가려
성장을 더디게 한다.
함께 서 있되 거리를 두자.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사랑으로 사랑을 구속하지 말라.
참고 도서: 칼릴지브란 <결혼에 대하여>, 학지사 출판사 <대상관계이론과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