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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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03 14:03 조회4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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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 평촌센터 이찬민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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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보니
나는 왜 결혼했을까?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나는 부모님의 깊은 갈등을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도대체 나의 부모님은 왜 결혼했을까? 라는 질문도 수없이 해보았다.
미국의 심리학자 Abraham Harold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분하며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안내하고 있다.
나의 부모님은 어쩌면 사랑이라는 당위적 믿음 이전에
생존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결혼하셨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결혼한 이유가 생존을 위한 불안이든
애정과 소속을 위한 불안이든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한 불안이든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불안해서 결혼하지 않았을까?
결혼은 사랑이라는 감정과 의무와 책임이라는 이성이 전제되어
이루어진 두 공동체의 결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 배고픈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세상은 혼자 살아가기에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이러한 불안과 혼란으로 인한 외로움과 공허함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감정과 이성을 확인하며 결혼을 고민하고 도전한다.
그리고 더 강력하고 헌신적으로 나만을 바라보는 남편과 아내를 상상하지만
그러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부부 관계에서는 울분과 화가 치밀어 오른다.
우리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가 불안이었다면
우리는 이러한 생존 불안을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해야만 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미약한 존재로 태어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열등함을 자각하고 생존을 위한 의존 본능을 갖게 된다.
애착 이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Jone Bowlby는
어린아이는 주 양육자와
강한 정서적 유대감과 결속을 갖기 위한
생존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애착 체계는
인간의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후 Ainsworth와 Mary Main는
애착 체계가 세대 간 전이를 걸쳐 지속되는 강한 경향이 있다고 보았고,
Bartholomew와 Horowitz는 Bowlby의
애착 체계이론 개념을 체계화하여 성인 애착을 유형화하였다.
Bartholomew와 Horowitz의 성인 애착 유형은
안정형과 불안정형으로 나뉘는데
불안정형은 몰두형(의존형), 거부형(회피형), 두려움형(혼란형)이 있다.
몰두형(의존형)은 애착 불안을 애착 대상에게 매달리며 요구하는 유형이고,
거부형(회피형)은 애착에 대한 좌절을 경험함으로 인해
애착 대상에 대한 감정을 누르며 피하고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유형이다.
두려움형(혼란형)은 매달리거나 회피하는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유형이다.
결혼은 유아기 때부터 형성되어온 각자 다른 애착 체계와 결합하여
새로운 부부 체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며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부 관계는 이렇게 애착 유형의 결합과
상호작용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며
부부간 애착 유형은 비슷하기도 하고
아주 다른 유형을 선택하기도 한다.
부부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부부라면
나의 애착 유형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부부 애착 체계는
부부 친밀감 형성과 결혼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부부의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에도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안정형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는 배우자를 만났다면
부부간 소통과 갈등 해결 방식은 크게 문제 될 가능성이 적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감정을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마치 Donald Wood Winnicott이 말하는 ‘충분히 좋은 엄마’처럼
상대의 감정과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고
부부간 충분한 만족감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몰두형의 아내(남편)가 더 깊은 친밀감을 갈망하고
부부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상대의 사랑에 대해 불안하고 걱정하거나,
거부형의 남편(아내)이 상대의 친밀감 요구가
자신에게 침범으로 다가와 경계심을 보이며 밀쳐낸다면
부부 관계는 적잖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엄마 찾아 삼만 리’라는 만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주인공 마르코는 이탈리아의 아펜니노산맥에서
아르헨티나의 안데스산맥까지 엄마를 찾아 삼만 리 여정을 떠난다.
많은 사람에게 엄마는 마음속의 고향이며
애착 이론에서 말하는 안전 기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마음속에 안전 기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우리는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에 허덕인다.
그리고 그러한 외로움과 공허함을 함께 나누고 견디고자
우리는 배우자를 선택해서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부부 관계에서 경험하는 위기는 부부간에 기대가 무너졌을 때 발생한다.
기대가 무너지면서 무기력한 감정, 서운한 감정, 억울한 감정,
화나는 감정 등 온갖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어
부부간에 소통의 벽이 생기고 그 벽은 높아져만 간다.
좋은 부부 관계는
서로에게 훌륭한 안전 기지를 제공하며
2차 애착 대상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의 애착 유형은 안정형일까?
나의 배우자 애착 유형은 무엇일까?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결핍되었던 애착 대상이 되어
안전 기지 역할을 하고 있을까?
다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면
잠시 숨을 크게 쉬고 희망을 품어보자.
아무리 이혼이 예전처럼 어렵지 않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혹시 이. 생. 망(이번 생은 망쳤어)이라는 말을
스스로 위안으로 삼으며 체념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다행히 나와 배우자가 의지를 갖는다면
애착 유형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 변화 동기는 충분하다.
나와 부부의 애착 체계는 부부 관계뿐 아니라
자녀의 애착 체계에도 세대 간 전이를 거쳐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 관계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면
대상을 좀 넓혀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엄마처럼 포근하고 달콤한
두 번째 애착 대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삼만 리를 헤매기 보다
내가 믿는 친구나 종교, 스승 등
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주변에서 찾아보자.
내 주변에도 나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훌륭한 안전 기지나 애착 대상이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 챙김 명상도 훌륭한 대안이다.
마음 챙김은 집착하고 있는 생각과
두려워 회피하고 있는 감정을 수용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관찰하는 훈련을 통해
잃어버렸던 나의 삶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너무 괴로운 상태라면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상담을 시작해 보는 것도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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