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말한다. 나에게도 착한 사람이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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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12-29 15:49 조회4,453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천안센터 박정선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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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미술치료 (우울증) |
대상 | 아동, 청소년, 성인 |
기타 |
그림은 말한다. 나에게도 착한 사람이 되라고~
상담현장에서 가장 많이 호소되는 심리문제는 우울증이며, 우울증 내담자 분들을 만나다보면 그분들은 참으로 착한아이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 너 참 말 잘 듣는 아이구나” “너는 엄마 말씀도 잘 듣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늘 양보하는 착한아이가 되어야 한단다.
”우리는 이런 말을 한 번 쯤은 들어 본 적이 있다. 이는 반드시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언의 메시지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의 가르침에 내재된 “~하면 ~해 주겠다”식의 조건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아이들은 정말 착한아이로 자라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이러한 부모의 말을 들을 때 부모가 기뻐하고 인정해주며 사랑을 준다는 것과 자신이 부모의 이런 말을 듣지 않을 때
부모가 슬퍼하거나 싫어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간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부모가 베푸는 조건적인 인정과 관심에 재빨리 반응하며
사는 삶을 배워간다. 이것이 얼마나 미래의 자신의 자아상, 대인관계를 아우르는 삶에 치명적인 줄을 모르면서....
부모의 사랑과 관심, 인정을 받기위해 하기 싫은 것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인 양 연극을 한다.
즉 부모의 요구에 함입되어 나는 사라지고 부모의 아바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싫어하는 지 모른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은 허전하고 공허하다. 그럼에도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보며 착한아이로 살아가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무언가 부모가 시키지 않으면 불안 해 하기도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형성되는 또래관계에서도 이와 같은 행동과 인식양식은 지속된다. 친구에게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말하지 않는다.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하거나 좋은 척한다. 가끔씩 불만을 가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감정, 생각과 달리
친구에게 잘 보여서 친구의 인정과 관심을 받기위해 불만도 억누른다.
착한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착한 어른으로 살아간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위해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누군가 무엇을 원하면 자신이 미리 알고 행하기도 하며,
어려운 일과 힘든 일을 도맡아한다. 주변 사람들은 쉽게 그 사람에게 여러 가지를 시키기도 하며, 손쉬운 사람, 만만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착한어른으로 자란 그 또는 그녀는 상대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면 죄책감이 갖고,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도 갈등을 피하기 위해
먼저 사과한다. 의사결정을 할 때도 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른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할까봐, 모른 척 할까봐, 버려질까봐 늘 두려워한다.
타인이 바라는 것과 그들에게 유용한 것을 이루는 데 헌신하고 애쓰느라 몸이 부서져라 힘썼던 사람의 일상은 늘 버겁고 힘들다.
더욱이 이와 같은 자신의 노력에 고마움이나 인정표현이 부재하면 서운하거나 화가 나고 삶의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조건부 사랑과 인정의 갈구는 한없이 공허하고 허전하며 항상 정서적 허기를 남긴다.
어릴 적 착한아이로 산 내담자들이 한결같이 호소하는 것은 이와 같은 공허함, 허망함, 자괴감, 자기주장의 어려움이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나를 위한 것은 하나도 없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부모, 친구, 동료, 남편, 자녀들이 좋아하고 바라는 것은 알겠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착한아이로 일생을 버텨온 그, 그녀는 자신을 위한 정서 및 행위적 투자에 서툴러 결국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되 버린 것이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착한 아이로 힘들게 사는 데서 오는 심리적 피로감과 상처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위해 심리학자 및 상담가들은
여러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예컨대, 자신이 못할 것이나 하기 싫은 것이 있으면 때로는 거절하기, 즉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 행동하기.
자신의 긍정적 감정 뿐 만이 아니라, 부정적 감정도 수용하고 인정하기.
타인의 욕구를 들어주고 챙기는 것에 전념하지 말고 자신의 권리도 주장하고 챙기기.
누군가 자신에게 부탁하면 들어줄 수 있는 것과 못 들어 주는 것을 구분하여 단호하게 말하기. 등이다.
이러한 방법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생을 착한아이로 살아온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인식의 발견자체를 힘들어 하는 면이 있어 이를 실천하기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심리적 안정감이 확보된 상황에서 자기인식을 발견하고 자기주장을 연습하고 습관화 할 수 방안이 요구된다.
이에 적절한 방안으로 미술치료에서 활용하는 수용미학 관점의 명화감상법을 들 수 있다.
수용미학적 명화감상법은 전통적인 감상이론에서 주장하는 작품에 상징적으로 내재된 작가의 작품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감상이다.
라는 주장에 반하여, 그 무엇보다 감상자의 주관적 감상느낌을 수용하고 존중하여 감상자의 자율적인 감상활동 보장하고
독려하는 감상이론이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어떠한 사전정보와 계산 없이 자신의 감정을 그림에 투영하여 해석할 수 있으며 작가의 의도가 아닌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 지에 집중할 수 있다.
미술학자들은 그림감상은 내면화의 과정으로서 감상을 통한 감정이입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표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감상자는 그림에 화가가 표현한 주제, 오브제, 색체, 구도 등에 몰입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며
이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감정과 인식을 발견할 수 있다.
발견된 자기인식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적절한 때에 자기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감상을 우울증 내담자의 심리치료 장면에 할용 함에 있어 일정한 법칙을 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인식을 발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내담자가 주관적 관점에서 그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어떤 욕구를 그림에 투사하고 있는지를 편안하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그림감상에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미술치료에서 심리치료적 활용 가능성이 확보된 화가 르네마그리트의 그림을 예시로 하여 그림감상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골콩트 (그림 2) 위대한 가족
위의 그림을 제작한 르네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 유파에 속하는 화가로서 아동기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가 자살하는 것을 목격하며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후 우울증과 관련된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겼었지만 작품 활동을 통해 자기치료를 이뤄냈다.
그림 1)에서 보이는 주된 이미지는 사람이 올라가는 지 비처럼 내려오는 지 알 수 없게 사람들이 공중에 배치되어있다.
이 그림을 보고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해보라.
내가 제일 먼저 본 것은 무엇인가? 어떤 느낌이 드는가? 만약 사람들이 올라가는 것이라면 나는 사람대신 무엇이 올라갔으면 좋겠는가?
아님, 사람이 내려오는 것이라면 사람대신 무엇이 내려오면 좋겠는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는가?
그렇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는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지는가?
(그림 2)에서 보이는 주된 이미지는 폭풍우가 치는 어두운 바다에 커다란 새가 어디론가 날고 있고 새의 몸에는 배경과는 다르게
밝은 하늘이 담겨있다. 이 그림을 보고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해보라.
내가 제일 먼저 본 것은 무엇인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새는 어디로 간다고 생각하는가? 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새 안의 하늘에 무엇이 있으면 좋겠는가, 또는 새 안의 하늘을 바꾼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는가?
그렇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는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림감상을 정신건강을 위해 활용하는 데 그 어느 때 보다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의 명작들이 지역 미술관에 수시로 순회전시를 하고 있고, 굳이 미술관을 찾지 않더라도 방안의 컴퓨터를 켜면
유수의 세계명화들이 등장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우울증은 예방적이든 치료적이든 일상성을 바탕으로 한 자기탐색과 관리가 요구되는 심리문제이다.
바로 여기,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울림을 살펴야한다.
착한 당신이여!
그림 앞에 홀연히 서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오롯이 들어보라. 그리고 표현하여 타인에게가 아닌 자신에게도 착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