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공격성,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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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30 16:02 조회1,828회 댓글0건본문
상담사 | 용인센터 이정선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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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
대상 | 아동,부모 |
기타 |
우리 아이의 공격성,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헬로스마일 용인센터 이정선 선생님 칼럼
상담실에 내방한 부모님들 중 간혹 “선생님, 우리 아이가 엄마, 아빠를 함부로 때려요. 갑자기 친구도 때려요. 공격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하며 근심 보따리를 가득 들고 오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많이 예뻐해 주고 사랑도 많이 주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또 그렇게만 된다면 아마 자녀 양육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사랑도 중요하지만 공격성을 잘 다루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부정적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으나 그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의 공격성을 다루고 인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보통 부모님들이 표현하시는 우리 아이는 ‘착하다’, ‘순하다’, ‘고집이 세다’, ‘거짓말을 잘 한다’ 등의 수식어들이 있는데 이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부모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며 아이의 행동을 부모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으며 부모에게 보내는 중요한 감정이 담겨져 있다.
또한 아이들이 나타내는 공격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자녀가 공격성을 보일 때, 부모가 아이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맞대응해야 하는 공격성이 있는가 하면 공격성 뒤에 숨어있는 아이의 두려움을 보듬어야 하는 공격성이 있다. 예를 들면, 사자가 갈기를 세우고 상대방을 포획하고 싶은 공격성이 있는가 하면 나이 어린 학도병이 전쟁터에 끌려가서 적의 포탄이 무서워 눈을 감고 총을 난사하는 공격성도 있다.
위와 같은 공격성의 종류를 이해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공격성처럼 보이는 문제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격성 이면의 아이의 두려움에 관심을 가지고 그 두려움을 이해해주는 것이 먼저이다. 아이들은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두려운 상황에 아이들이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다음의 순서이다. 그렇게 될 경우 아이의 공격성은 이미 상당히 줄어있을 것이다.
【 공격성을 다루는 방법 】
▶ 첫째. 아이의 행동이 공격성처럼 보이는 문제행동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 둘째. 공격성의 뒤에 있는 아이의 두려움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두려움을 이해해준다.
▶ 셋째. 두려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방법을 알려준다.
프로이드는 아이들의 공격성을 사랑과 더불어서 ‘타고난 본능’ 이라고 하였고 대상관계이론가인 위니콧은 타고난 공격성을 ‘무례함’ 이라고 표현하였다. 즉, 아빠와 잘 놀다가 흥분한 나머지 아빠의 뺨을 때리는 것, 이유 없이 어른들을 꼬집는 것의 시작은 그저 ’무례함‘ 일 수 있다. 나머지는 상당 부분 욕구좌절의 결과로 생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일부 이론가들이 말한 ’타고난 본능‘ 과 ’무례함‘ 은 언제부터 나타날까? 연령과 시기에 따른 공격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2세 아이들의 공격성
생후 초기에 갖는 공격성에 관련하여 클라인은, 유아의 공격성은 타고난 본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유아는 자신의 공격성에 자신이 놀라고 발로 걷어차서 밖으로 내보내려 하기 때문에(ex:엄마 때문이야!) 그것을 누군가가 걸러서 순화시켜주지 못하면 누군가가 나를 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아기가 운다. 그냥 짜증이 나서 운다. 기저귀가 젖었는지도 모르겠다. 배가 고픈지도 모른다. 아기가 느끼는 것은 그저 배가 이상하고 뱃속에 무엇이 있는 것 같고 짜증나서 운다. 여기서 아기의 우는 행위는 그저 불쾌감을 밖으로 내보내고자 함이며 그 소리를 듣고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요청이다.
이때 누군가가 안아서 달래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하여 다시 편안해지면 아기는 편안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반대로 아무도 달래주는 사람이 없으면 내 울음에 내가 더 놀라고, 가뜩이나 작은 체구에 혈당까지 떨어지면서 어지럽고 무서운 공포감이 엄습해온다. 이러한 상황을 아이들은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해칠지 모른다. 거기에 엉덩이까지 한 대 맞고 화난 목소리가 들려오면 아이의 환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성장하면서 차츰 본격적인 공격성을 보이게 되는데 이 공격성의 역동은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된다.
▶2~3세 아이들의 공격성
2~3세 아이들은 위니콧이 말하는 ‘무례함’ 에서의 공격성으로 말할 수 있다. 생후 2년이면 공격성이 본격적으로 올라오는 시기이다. 입을 떼면서 배운 몇 가지 말을 적재적소에 써먹는다. ‘싫어’, ‘아냐’, ‘내 거야’, ‘엄마 미워’ 등 얄밉도록 자기 필요한 말만 골라서 배우는 것 같다. 부모 입장에서는 말 안 듣는 아이, 순한 아이가 아닐 수 있지만 모두 정상발달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 보이는 공격성은 자기주장으로 가는 이정표의 시작이며 여기서부터 희로애락의 감정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는 시기이다.
‘무례’ 는 놀다가 신이나면 엄마를 마구 때린다거나 무언가 하다가 잘 안되면 제 머리를 벽에 들이받으며 우는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은 누군가가 미워서하는 행동이 아니다. 신체운동기능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은데서 오는 불협화음의 결과일 수 있다.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나쁜 버릇이라고 다그치기 시작하면 오히려 공격성으로 악순환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무례함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행동들을 다루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놀이’로 순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빠를 총으로 빵 쏘면 ‘꼴깍’ 죽어주어야 한다.(물론 나중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 엄마를 때리면 아프다고 울고 굴러야 한다. 진정으로 아프다고 해야 한다. 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상대방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면 된다. 그것을 말로하기 보다 아이 수준에 맞는 놀이로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상처를 덜 받으면서 이해하는 방법이다.
▶3세 이후 아이들의 공격성
3세 이후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 잘하고 싶고, 누구보다 더 사랑받고 싶고, 누구보다 더 관심 받고 싶어 한다. 그러한 욕구가 좌절되어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때의 공격성은 우울감과 관련될 수 있다. 클라인의 이론을 잘 설명하는 컨버그는 사랑학과 관련하여 ‘사랑에 빠지는 능력과 그 사랑을 유지하는 능력은 다르다.’ 라고 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큐피드의 화살은 한순간에 날아간다. 그러나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성숙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이라는 동전 뒤에 있는 공격성을 수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깊이 들어갈수록 사랑은 공격성과 맞닿아 있다. 그 부분을 수용하지 못하면 그 사랑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아이들을 상담실에 데리고 오는 경우에는 대부분 공격성과 충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가 쉽게 문제행동으로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심리치료 상황에서 공격성을 다룰 때는 두 가지를 항상 고려하게 된다.
첫째. 공격성의 발달 수준이다.
아이들이 어떤 공격성을 보이냐에 따라 어느 시기부터 문제가 생겼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공격성 이면에 있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공격성과 함께 다른 감정들이 있는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공격성이 두려움이나 우울감과 함께 있을 때 두려움과 우울감을 먼저 이해하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두려움이나 우울감을 견디기 어려워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감정이 다뤄지면 공격성은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를 유연하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공격성을 공격적으로 맞대응해서는 안 된다. 체벌을 한다든가, 어른 앞에서 무슨 말 대답이냐며 권위를 세우거나, 내 말을 듣지 않을 거면 내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든가, 용돈을 안 준다든가 하는 방법은 사실 아이 못지않게 치사한 방법이다.
공격성은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에너지 공급원이다. 만약 공격성이 빠지면 아이들은 중대한 감정의 영양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공격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남게 된다. 아이들은 느끼는 것을 그저 표현할 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능력이 없고 스스로 소화시킬 수 있는 힘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희로애락이 골고루 잘 발달될 수 있도록 대상으로서, 또 환경으로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나는 내 자녀의 공격성을 얼마나 담아주고 안아주고 있을까요?
※ 참고서적
- 엄마 교과서, 『박경순 지음』
- 대상관계이론과 실제 자기와 타자, 『김창대, 김진숙, 이지연 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