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한 자녀와 멀어지는 것이 두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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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0-25 16:48 조회9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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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 관악센터 김종운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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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
대상 | 부모, 청소년 |
기타 |
장성한 자녀와 멀어지는 것이 두렵다면?
헬로스마일 관악센터 김종운 선생님
요즘 오은영 박사라는 분이 참 핫하다. 아동 전문가로서 정신과 전문의로서 여러 지상파 및 종편 방송에 출연하면서 수많은 명언을 남겨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분이 남긴 명언 중에 깊이 와닿는 말이 있어 여기 옮겨 본다.
어렸을 때 자녀의 마음속에서 부모는 세상 전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녀가 성장하고 사춘기에 접어들면 친구, 선생님, 연예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마음속에 자리를 차지하며 부모는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며 이를 통해 자녀는 훌륭한 어른으로 변화해 간다. 물론, 이는 말이 쉽지, 실제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수많은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부모와 대화를 피하고 방문을 닫는 자녀를 보면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다행히 부모 대부분은 이 힘든 과정을 애써 감내하며 자녀의 성장을 아프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간혹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자녀가 성인으로 성장하며 독립해가는 과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깊은 상실감과 함께 분노 혹은 슬픔에 빠져 격렬하게 거부를 하는 경우도 의외로 드물지 않은데, 이렇듯 자녀의 독립을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녀에게 크게 ‘의존’을 하는 경우가 많다.
70, 80년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장성해서 시골집에 놀러온 아들의 손을 잡고 놓지 못하며 어떻게든 뭐라도 챙겨 먹이려고 하는 노모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그리고 그 노모는 아들이 다시 돌아가려고 하면 된장이며 김치며 각종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주며 눈물짓는다. 보통 이런 장면은 모성애를 강조하기 위해 자주 차용되던 것이지만, 사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썩 아름답기만 한 장면은 아니다.
과거 경직된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은 한 개인로서의 정신적 물질적 독립을 허락받기 어려웠다. 이른바 삼종지도(三從之道)라 하여, 여성은 항상 부모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자식에게 종속된 존재로서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 여겨졌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모습이 이러하다 보니 여성은 당연히 독립하기 어려운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 이는 다양한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러한 부작용 중 하나가 막장 드라마에서 마르고 닳도록 써먹는 소재 중 하나인 고부 갈등이다. 이는 아들에게 심하게 ‘의존’하는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느끼는 질투와 증오의 감정으로 인해 촉발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예전처럼 삼종지도(三從之道)가 강요되지도 않고 여성의 권리도 많이 올라갔다. 그런데도 ‘의존’의 문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의존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정작 어떻게 ‘독립’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으로 부모가 되고 갓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았을 때 사람들은 큰 감동을 느낀다. 이 세상 그 무엇도 끼어들 수 없는 100% 완전한 사랑과 교감으로 충만한 기분을 느끼며 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어쩌면 부모가 자녀를 독립시키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이 감동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녀는 결국 독립된 성인으로서 성장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며 인간이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유다.
혹시라도 장성한 자녀를 ‘독립’시키기가 어렵다 느껴진다면, 부모는 자녀에 앞서 자신의 ‘독립’을 먼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나는 자녀를 위해 살고 있다’라는 말을 섣불리 꺼내지 말라. 그건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회피하는 방어기제일 뿐이다. 그런 희생은 자녀도 원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아니다. 나 자신의 삶을 바로 세우는 ‘독립’된 존재가 되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어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자녀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일 수 있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자녀를 ‘독립’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