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길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종종 거울을 마주하는 일과도 같습니다. 아이의 반응, 감정 표현, 대인관계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을 바라보다 보면, 부모 자신이 가진 성격과 기질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때론 너무 닮아서 충돌하고, 때론 너무 달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 부모와 아이는 서로의 ‘다름’을 배우고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합니다.
그렇다면 기질과 성격은 어떻게 다를까요?
기질은 선천적인 성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낯선 환경에 쉽게 긴장하거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성격은 이러한 기질 위에 환경, 양육, 경험이 더해져 만들어진 후천적 성향입니다. 기질은 마치 땅과 같고, 성격은 그 위에 자라나는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 질문!!
많은 부모님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기질이 중요할까요? 성격이 중요할까요?
기질은 좋은 기질 나쁜 기질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기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장담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질의 좋은 점을 잘 가져다 쓸 수 있으려면 성격발달이 중요하겠죠.
그만큼 후전적으로 형성된 성격은 기질을 발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질의 조합이 만든 ‘관계의 풍경’
민감한 아이 vs. 급하고 직설적인 부모
아이는 쉽게 상처를 받고 주변 분위기에 민감한 반면, 부모는 직설적이고 반응이 빠른 성향이라면, 아이는 부모의 말 한마디에 깊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아이에게는 ‘차갑고 무서운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느긋한 아이 vs. 성취지향적인 부모
아이는 여유롭고 한 템포 느린 기질인데 부모는 계획적이고 성과 중심적인 성격이라면, “왜 그렇게 느려?”, “좀 더 집중해!”라는 말들이 자주 오갑니다. 느린 것은 못한다는 것과 다른 개념이지만 아이는 자꾸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고, 부모는 아이가 게으르다고 생각하게 되며 관계에 긴장감이 생깁니다.
외향적인 아이 vs. 내향적인 부모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얻고 활발하지만, 부모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조용한 환경을 선호한다면, 부모는 아이의 활동성을 ‘산만함’으로, 아이는 부모의 태도를 ‘무관심’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유의해야 할 점
① 다름은 문제가 아니라 차원이다
기질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와 부모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더 유연하고 풍성한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②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부모의 기대와 다르다고 해서 아이의 기질을 억누르거나 교정하려 하기보다는, 그 기질이 어떤 장점과 어려움을 지니는지 이해하고, 아이가 자신의 기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부모의 자기 성찰이 출발점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내가 아이의 행동에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이 반응은 내 기질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이 관계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④ 기질 기반 양육법 활용하기
최근에는 아이의 기질 유형에 따라 접근 방식을 조절하는 기질 중심 양육법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자극 민감도, 활동성, 주의 지속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양육이 아이의 안정적인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너는 나와 달라도 괜찮아’
부모와 아이는 서로 닮은 점도 다름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변화시키기 전에, 아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큰 심리적 자산이 됩니다.
“아이를 바꾸기보다, 아이를 이해할 때 관계는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아이의 기질과 또래관계
어울림의 힘을 키우는 방법
우리는 흔히 “아이들은 친구와 어울리면서 자란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죠. 아이의 사회성은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길러지고, 관계 속에서 감정 조절, 갈등 해결, 공감 능력 등이 발전합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친구 관계에서 순탄한 길을 걷는 건 아니며, 그 이면에는 아이 각자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그것이 또래와 만났을 때 생기는 다양한 상호작용의 양상이 숨어 있습니다.
기질과 또래관계는 어떻게 연결될까?
기질은 아이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기본 틀입니다. 낯선 상황에서 쉽게 불안해하거나, 활발하게 친구를 사귀거나,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것도 모두 기질의 영향을 받습니다.
민감하고 신중한 아이 는 새로운 친구나 상황에 적응이 느리며, 친한 친구를 깊게 사귀는 편이나 거절 경험에 민감한 경향이 있습니다.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아이는 친구를 쉽게 사귀지만 다툼도 자주 있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아이는 관찰을 많이 하고 소수의 친구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집단 속에서 수동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집이 센 아이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친구와의 협상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때로는 리더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고립되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충동적인 아이는 순간 감정에 휘둘려 말다툼과 몸싸움이 잦을 수 있어 공감이나 조절능력 훈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